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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고대 그리스 문명

by 길반 2023.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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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동방 문명이 아시리아와 페르시아에 의해 정치적으로 원숙기에 도달할 즈음 에게 해 연안 반도에 새로운 문명이 시작됐다. 기원전 1200년경 시작해 기원전 5세기에 이르러 가장 창의적인 단계로 접어든 그리스 문명이다. 여기서 기억할 점은 두 시기가 겹쳐있다는 점이다. 역사를 보다 보면 스스로도 모르게 시기를 단절시키는 경우가 있다. 앞서 살펴본 동방 문명과 그리스 문명의 시기가 겹치는 시가 있었다는 것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그리스 사회는 고대 동방 신정적이고 전제적인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사회조직은 소단위였다.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의 폴리스가 구성되었다. 일찍부터 왕정이 사라지고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정이 실현되었다. 개인의 개성 발휘가 전혀 제약당하지 않는 사회였다 보니 사회의 창의성이 반영될 여지가 많았다. 이런 배경은 그리스의 문화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리스의 역사는 고전 그리스 시대와 헬레니즘 시대로 양분할 수 있다. 고전 그리스 시대는 그리스인 정착한 시기부터 마케도니아에 정복되기까지의 시기를 말한다. 헬레니즘 시대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에서부터 로마지배에 이르기까지의 시기를 말한다. 그리스인은 최초의 서양인이라는 말을 듣는다. 그들은 고대 동방의 문화유산을 계승하여 고도의 독창적인 문화를 형성했다. 진정한 서양문명의 바탕을 이룩했기 때문이다. 현대까지 서양 사상사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대부분의 문제들은 그리스인이 처음으로 탐구한 것들이었다. 그리스 사상가들은 신화나 종교보다 우주와 우주에서 인간의 위상을 더 중시했다. 그들은 자연계의 현상을 자연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설명하려고 시도했다. 그냥 허무맹랑한 토템적 양상을 띠지 않았다. 우리 주변에 있는 물리세계가 나름의 논리적 질서에 따라 움직인다고 믿었다. 그리스인은 인간과 사회의 원리를 철학적으로 사고하고 윤리적, 정치적, 미적 가치를 인간적 필요와 목적을 기준으로 하여 설명하려고 했다. 그들의 문화적 창의성은 연극, 시, 철학, 역사, 정치, 민주주의 등에서 잘 발휘되었다. 개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으며 언론은 아주 자유롭게 보장되었다. 민주주의가 정치적인 면이나 법적인 부분에서도 제도화되었다. 그리스 문명은 에게 해 주변 민족들에게 강한 영향을 미쳤다. 그리스 민족은 자신들의 생활방식을 무역과 식민활동을 통해 지중해 세계에 전파했다. 이어 그리스 문화는 로마인을 통해 전해지고 그리스도교의 신학 속에 편입되었다. 오늘날까지 서양 문명의 기본 방향을 결정한 것이 바로 그리스 문명이다. 플루타르코스의 말처럼 그리스인의 작품들은 시대를 초월한 영원한 젊음과 신선함을 간직하는 것이다. 그러나 고전 고대 그리스의 사회와 문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정치는 작은 사회단위인 폴리스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기 때문에 소단위 국가에 긍지를 가진 나머지 다른 민족문화와 제도를 무시한 것이다. 어찌 보면 소수 엘리트 집단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보인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의식 해체를 하지 못했다. 아무리 탁월한 소수라고 하더라도 다양성과 집단 지성의 잠재성을 무시해선 안 된다. 이러한 폴리스 생활은 그리스 문화와 사상에 제약을 가했다. 독창적 문화업적과 위대한 사상체계도 본질적으로는 폴리스의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은 무조건적인 폐쇄성은 부패와 멸망을 낳는다. 기원전 1200-1100년경 미케네 세계가 파괴되었다. 그 후 약 400년간은 그리스 역사의 암흑시대라고 일컫는다. 이 시기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으며 고고학적 발굴에 의존해야만 하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암흑시대가 끝나는 기원전 800년경 그리스 세계에 관한 사료로서는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가 있다. 암흑시대에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민족이 에게 해 연안 일대에 대규모의 조직적인 이주를 했다. 그리스의 독특한 정치발전이 시작된 것도 민족 이동이 있은 암흑시대의 일이었다. 이때 많은 작은 부족국가들이 세워졌으며 제한적 권한을 가진 군주로서 왕이 나왔다. 왕은 귀족의 참여 없이는 중요한 정책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이것은 미케네 시대의 왕과 다른 점이었다. 암흑시대 말기에는 부족국가들이 폴리스라 부르는 독특한 사회를 이루게 되었다. 그리스 반도는 스위스보다 약간 넓은 57만의 산악지대로 이루어져 있다. 강이 많지 않고 여름에는 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강수량이 적다. 반도 중앙부에는 산맥이 있고 서남쪽의 펠로폰네소스 반도는 평균 해발 600m의 높은 지대다. 산악지대라는 조건 때문에 여러 개의 작은 단위로 나누어져 고립적인 주거지들이 생기게 되었다. 이처럼 지역색은 주변 지형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른바 지중해성 기후 때문에 고대 그리스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겨울에 매서운 추위가 없고 여름에 건조한 편이다. 5-9월까지는 길가에서 잘 수 있을 정도 온화한 기후다. 건조한 기후 때문에 올리브나 포도 등 과일이 비교적 풍부하게 재배되었다. 하지만 일반 곡식을 경작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에 식량에 대한 고민이 끊이질 않았다. 고대 그리스의 강점은 해양진출을 하기에 유리한 지리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길고 변화가 많은 해안선 때문에 천연적으로 좋은 항구들이 많았다. 여름에는 바닷바람을 이용해 안전한 지중해 항해를 할 수 있었다. 에게 해의 섬들은 동쪽 편으로 산재해 있어 그리스 반도와 아나톨리아를 잇는 디딤돌이 되었다. 자연히 그리스인은 바다를 통해 소아시아와 이집트의 고대 문명으로 눈을 돌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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