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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역사란 무엇인가?

by 길반 2023.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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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의 의미

 역사라는 단어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과거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그야말로 지나간 시간적 진화과정과 그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 의미에서는 역사는 존재하는 실체고 움직일 수 없는 하나의 사실이다. 둘째, 역사는 이러한 시간적 진화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한 기록이다. 이것은 문서를 의미한다. 이를 전문적인 용어로 사료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역사에 이름을 남긴다는 말을 쓰곤 하는데 이와 같은 맥락에서 쓰는 역사는 기록으로서의 역사를 의미한다. 셋째, 역사는 과거에 일어난 사건에 대한 해석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 저술한 역사책을 가지고 우리가 공부한다고 하자. 우리가 이때 읽는 역사책은 가치중립적인 문서가 아니다. 역사책을 기록한 역사가의 의견이 담겨있는 하나의 해석을 읽고 있는 것이다. 즉 학문으로서의 역사, 지식으로서의 역사를 말하는 것이다. 

 

 역사는 무수한 세기에 걸친 오랜 기간 동안 누적된 인류의 집단경험이다. 인류 전체의 역사는 엄청난 양에 달한다. 게다가 한정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역사로부터 여러 가지 인간사를 배울 수 있다. 아직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것을 선험적으로 마주할 수 있다. 제한적인 개인의 세계가 무한하게 확장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역사를 배움으로써 여러 가지 입장에서 사물을 고찰할 수 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현상 밑의 구조를 인식할 수 있는 비판력을 기를 수 있다. 

역사는 비판

역사는 비판이다. 가치가 개입될 수밖에 없다. 동의하면 동의하는 대로 의견이 담긴다. 반대하면 그에 대한 비판의 의견이 반영되기 마련이다. 이처럼 우리는 사실로서의 역사를 놓고 비판할 수 있다. 비판의 과정을 통해 우리의 관점을 형성하게 된다. 우리가 현재로부터 더 멀리 떠날수록 얻는 해방은 더 큰 가치를 얻는다. 굳어진 편견을 깰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모두가 다양한 관점을 형성하게 되고 이러한 다양성을 사회의 다양성과 서로 융화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역사가는 이런 사고의 확장과 분야에 대한 집중을 통해 사회에 기여한다. 

역사의 이해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단순히 과거 사실들을 학습하려는 것이 아니다. 기록된 사실들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역사는 맥락을 가진다. 시간의 단절이 아닌 연계성을 지닌다. 역사적 의미는 오늘을 살고 있는 현재의 우리와 상관이 있다. 역사는 죽은 사실들을 파헤치는 것이 아니다. 현재와 미래를 잇는 살아있는 현실을 이해하는 것이다. 역사를 올바로 이해한다는 것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함께 연결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역사가는 누구인가?

 이러한 과정은 누가해야 할까? 바로 역사가이다.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역사는 다양한 형태의 기록으로 남아있다. 이러한 기록에 접근하지 않으면 역사는 우리에게 전해질 수 없다. 남아있는 사료들을 바탕으로 분석, 검토, 해석하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사료와 대중을 이어주는 가교의 역할을 하는 것이 역사가이다. 역사가는 사료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사료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바탕으로 과거를 재구성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도출된 지식을 일반 대중에게 잘 전달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역사의 대중화 작업이다. 

 역사를 어떻게 이해하냐에 대한 과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문학적 입장에서는 개별적 사건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과거에 일어난 일들은 독특한 일회적인 개별적 사건이라는 것이다. 사건의 개별성이 중요하다고 본다. 하나하나가 모두 이야기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런 입장의 역사가들은 대개 설화형식으로 역사를 서술하는 경향이 있다. 이와는 다르게 사회과학적인 입장도 있다. 이들은 역사과정에서의 유형을 강조한다. 인간의 사고와 행위에는 특정한 유형이 있으며 그것은 반복성, 공통성, 보편성을 가진다고 보는 것이다. 이들은 대개 역사를 원인과 관계를 설명한다. 주로 분석의 형식으로 역사를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들 중 어떤 것이 정답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현대 사조와 같이 두 관점의 장단점을 취사 선택하여 종합하는 통섭의 자세를 갖는 것이야말로 가장 적절한 역사이해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역사 구분

 역사는 전체로서 너무 방대하고 복잡하다. 역사가가 이를 한꺼번에 다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가 모두 역사를 단 하나로 뭉뚱그릴 수도 없다. 이를 위해 나름의 역사구분이 필요하다. 역사구분 중 가장 보편적인 것이 시대구분이다. 전통적으로 고대, 중세, 근대로 나누는 3분법이 있다. 이 삼분법에 현대를 추가하여 사용하는 것이 현대의 시대구분법이다. 하지만 역사가마다 이에 대한 의견이 나뉘어서 각 시대의 시작과 끝이 다르고, 각 시대를 세분하는 방식도 같지가 않다. 따라서 삼분법이라는 용어를 쓴다고 해서 똑같은 역사 구분을 하고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된다.  

 

그 밖에 주제, 지역, 분야에 따른 구분도 사용한다. 르네상스, 종교개혁, 1차 대전 등은 주제별 구분이다. 유럽사, 지중해 세계, 신성로마제국, 종교개혁, 1차 대전과 같은 구분은 주제별 구분이다. 메소포타이마의 정치, 중세의 장원 경제, 차티스트 운동, 19세기의 사상 등은 분야별 구분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구분을 하면 추상적이고 불분명한 내용들이 선명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구분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든 중요한 것은 맞다. 특히 역사이해의 필수적인 수단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전통적인 시대 구분의 틀을 지키면서 주체, 지역, 분야에 따른 다양한 구분법을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역사를 이해함에 있어 입체적인 접근법을 시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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